본지가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통영이 관광업계의 빅리그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서 최종 상품으로 내놓아야 하며, 누구를 어떻게 마케팅 해야 메이저가 될 것인가에 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역설적이면서도 대범하게 통영관광개발공사 김혁 사장은 “우리는 왜 메이저가 돼야 하는가?”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연 메이저는 좋은 것인가?”하며 추가 질문했다.

'1등보다 2등을' 빠른2등 전략
야구를 좋아한다는 그는 “미국으로 출장가면 시간 날 때 마이너리그 경기를 관람한다”며 “수지타산이 쏠쏠하다. 더블A쯤 되면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낫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사장은 패스트 세컨드(Fast Second, 빠른 2등) 전략을 소개했다.

두 가지 사례를 들었다. 미국의 허츠(Hertz)와 애비스(Avis)는 렌트카 업계 1, 2위 업체인데, 애비스는 철저하게 허츠를 따라한다고 한다. 허츠가 지점을 신규개소하면 애비스는 그 인근에 지점을 연다. 시장분석과 사업개척을 위한 R&D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고객들에게 저렴한 이용요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유니버셜스튜디오는 디즈니랜드를 따라간다. 디즈니가 플로리다에 가면(1971년) 유니버셜도 플로리다에(1990년) 가고, 도쿄(1982)에 가면 오사카(2001)에, 파리(1992)에 가면 스페인(1998)에 가고, 홍콩(2005)에 가면 싱가포르(2010)에 간다. 디즈니가 2016년 상하이에 개장했더니, 유니버셜은 2020년 베이징에 개장 예정이다.

신규마케팅에 쏟을 비용과 전력을 아껴, 다른 방향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 패스트세컨드 전략이라고 한다. “너희들을 따라하지만, 이길 생각은 없다”는데 1위 업체도 도리가 없다.

통영에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김혁 사장은 분석했다. 우선 동피랑과 미륵산케이블카라는 스토리가 있는 관광자원이 큰 역할을 했고, 모바일인터넷의 발전에 덕을 본 것이다. 젊은 층으로 방문객의 세대가 확장된 것은 소위 ‘인스타바에(인스타그램+사진빨)’ 영향이다.

기존에는 식당에 갔다가 음식이 좋으면 사진 찍어서 올리거나, 멋진 풍경이 있으면 올리던 젊은이들이 자신의 SNS에 올리기 위해서 식당을 찾고, 명소를 찾는다. 소위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서다. 동피랑과 케이블카가 그 역할을 했다.

다양한 관광전략 세워야 생존
관광객이 감소한 주원인의 하나로 젊은 층의 이탈을 꼽은 그는 “인구와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통영이 마이스(MICE) 산업을 하기는 힘들다”며 “이런 방식의 물리적인 메이저는 반대다. 가치적·정성적 메이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작정 통영으로 놀러 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이 좋다. 국내라면 산악여행보다는 바다여행이나 섬 여행이 더 좋다. 그럼 통영밖에 없다”라는 전략전술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김혁 사장은 “오동도 관광 위주일 때 여수는 연간 400만이 왔는데, KTX 인프라가 구축되며 900만으로, ‘여수밤바다’ 덕분에 1400만으로 늘어났다”며 “(통영도)전략적 방향성을 가지고, 가치에 주안점을 두는 관광메이저를 추구한다면 (관광객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중장년층은 어떠한 경우라도 미륵산케이블카를 탑승하지만, 젊은 층은 특별한 액티비티가 없으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젊은 층이 세병관을 찾고, 달아 공원을 가고, 수산과학관을 찾아가는 전술을 찾는 방법론적 메이저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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