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아주 빠르고 잘게 쪼개고 또 쪼개면 어느 순간 과거로 거슬러 수렴한다는, 오래 전 들어본 기묘한 타임머신 이론을 떠올려 본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미래를 먼저 볼 수 있다면, 이런 원초적인 욕구로 타임머신을 꿈꾸지만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일지도 모른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현재가 나아지리라 보증할 수 없고, 미래를 알게 되면 더욱 비참해 질지도 모르니.

가을이 깊어가는 지난 10월 17일 오후 안정·황리의 모습이다. 이곳은 이미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시간이 멈춰있다. 차도에는 차가 없고, 인도에는 사람이 없다. 철망 너머 공장에는 잡풀만 자라있고, 기계는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며, 철문은 굳게 닫혀 있다. 주인 없는 상가는 을씨년스럽고, 사람이 없으니 아픈 이도 없다. 도대체 이곳은 미래의 모습인가, 과거의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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