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한 남망산 전망타워 사업이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사업은 결코 비밀리에 수행될 수 없는 법이라서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통영시민들이 이 사업에 대해 알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찬반도 극렬해 질 것이다.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반드시 넘지 않을 수 없는 다섯 개의 산, 5대 장애물에 대해 미리 짚어본다.

시민문화회관 건립때도 논란
첫째는 남망산공원이 가지는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다. 통영사람들에게도 남망산공원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생대회의 추억으로 남아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공원 정상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이곳을 호국의 성지로 여긴다. 전병일 의원이 “이곳에 시민문화회관도 있고, 남망산미디어파크 사업을 진행하지만 과연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1990년대 시민문회회관을 건립하려고 할 때 시민들이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던 것은 접근성 문제 외에도 남망산공원이 가지는 상징성과 정체성 때문이었다. 황소의 화가 이중섭이 통영시절 남긴 역작 중 ‘남망산 오르는 길이 보이는 풍경’은 그래서 통영사람을 꿰뚫어 본 천재화가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통영 유일의 도심공원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자는 열무정과 과녁이 있는 지역을 사업지로 제시하고 있다. 사업자도 설명하듯이 나머지 남망산공원 지역은 디지털미디어파크 조성 사업지로, 관람은 유료화가 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디지털미디어파크 개관에 맞춰 전망타워를 개장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두 가지 사업이 다 시행된다면 남망산공원은 도심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가까이 있지만 가서 볼 수는 없는 곳이 되는 것이다. 서필언 경남미래2040포럼위원장은 “통영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도심공원인데 만일 타워뷰가 들어서면 공원으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 시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도심공원 사라질 수도
세 번째로 도심 집중화와 교통정체 문제다. 지금은 좀 나아졌다지만 한창 때 이곳은 동피랑과 중앙시장이 있었던 덕분에 교통정체가 극심했다. 통영시민이라면 누구라도 주말에 이곳을 지나는 일은 피하고 싶어 할 정도였다. 주차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불법주정차가 판을 쳤다. 박재명 통영YMCA부이사장은 “시민문화회관에서 행사를 하나 해도 주차문제로 고심인데 어떻게 해결하려는 것이냐”며 “차라리 산양면 달아공원이나 그 인근 찜질방 있던 곳에 세우라”고 역제안했다. 용남면 주민 박한동씨 역시 “아무리 민자유치라 해도 그 자리는 안 된다”고 말했고, 본지 지면평가위원인 조영섭 위원은 “사업자가 투자한다고 하면 망해도 자기들이 망할 테니까 한다면 해보라고 하면 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남망산공원만 아니면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도심과밀, 교통정체도 해결과제
네 번째는 펀딩이라는 투자방식 논란이다. 전병일 의원은 “자기자본 없이 펀드 조성만으로 하겠다는 것이 가능할까도 의문”이라며 “200억 정도 사업비라면 통영에 웬만큼 돈 좀 있다는 사람도 자기자본으로 할 만한 사업이다.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서필언 위원장은 “사업이 진행되다가 중단되면 안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통영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줄 수 있는 자본역량이 있는 기업체가 해야 한다”며 “펀딩을 통해서 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지자체장의 치적삼기 논란이다. 서필언 위원장은 “민자유치 사업은 시민 공청회를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시민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사업자는 자선사업가 아니다. 당연히 수익을 창출하기 원한다”며 “통영시는 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신중하게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숙원 사업도 아닌데...
더불어 서위원장은 “알 수도 없는 업체가 갑자기 와서 제안한 사업에 통영시가 장단을 맞춘다면 우스운 꼴이 될 것”이라며 “통영시민들이 오랫동안 원하던 숙원사업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병일 의원도 “시의회에 승인요청이 들어올 경우 동의여부를 놓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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