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싸움 없다. 닥치고 경제”라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제 파탄낸 좌파독재 심판하자”는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박청정 대한애국당 후보. 이들 세 후보의 운명은 다음 주 열리는 3번의 방송사 초청토론회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26일 화요일 저녁 7시 40분부터 KBS창원총국이 주최하는 통영·고성 보궐선거 출마후보 초청토론회가 열린다. 이 토론회는 양문석 후보와 정점식 후보의 양자토론으로 펼쳐진다. 박청정 후보는 소속 정당 지지율이 5%미만이라 초청에서 제외됐다.

다음날인 오는 27일 수요일 저녁 8시 55분부터는 MBC경남과 경남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통영·고성 보선 후보 초청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토론회 역시 양문석 후보와 정점식 후보의 양자토론으로 펼쳐진다. 토론회가 끝난 뒤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의 선거방송 연설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초청토론회는 선거를 엿새 앞둔 오는 29일 금요일 저녁 7시부터는 KNN부산경남방송 주최로 열린다. 이날도 거대정당 소속 양문석, 정점식 두 후보만 초청된다.

선거기간이 시작된 지난 21일 무전사거리 출정식에서 연설을 하는 양문석 후보

객관적으로 토론회 자체는 양문석 후보가 정점식 후보를 앞설 것으로 평가된다. 양문석 후보가 공중파 및 종편방송의 정치패널로 방송 출연경험이 많은 반면 정점식 후보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정치 초년병이라 방송경험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칼일 수도 있다. 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경우 웬만큼 잘하지 않고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는 반면, 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대형실수만 안하면 된다싶을 만큼 큰 부담이 없어 보인다.

중요변수는 후보들이 토론을 얼마나 능숙하게 하느냐보다, 얼마나 진심을 가지고 어려운 지역현실을 바꿀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될지 모른다. 양문석 후보는 “이념투쟁 안한다. 정치싸움 안한다. 당선되면 1년 동안 중앙정치 안 한다”고 공언할 만큼 지역경기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당선시켜서 일 시켜보고 올 가을까지 안정공단이 안 돌아가면 내년 총선에서 잘라 주이소”할 정도다. 양문석 후보는 지난 20일 지역 언론사 초청토론회에서도 이념싸움, 진영다툼은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1일 북신오거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출정식에서 연설을 하는 정점식 후보

정점식 후보는 “지역경기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며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면서도 “경제를 파탄 낸 좌파정권 몰아내자. 나를 당선시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는 것처럼 이번 보선을 진영싸움으로 몰아가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오랜 불황으로 피폐해진 주민들의 마음에 반발심을 불러올 여지도 있다. 이념싸움이라는 오래된 레파토리를 꺼내 든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도 있거니와, 불황의 근원을 찾아가면 2011년 도남조선단지의 연쇄부도 사태와 만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2011년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조선 산업 전체가 붕괴되는 동안 뾰족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을 주민들은 기억한다.

현재로는 지역에 기반한 보수정당이 훨씬 유리한 국면이다. 선거기간 전 여론조사 결과도 그랬다. 하지만 혁신을 바랐지만 보수강경의 길로 되돌아가는 자유한국당을 보며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달래줄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음 주는 전국적인 관심 속에 열리는 이번 4·3 통영·고성 보선의 행보가 갈릴 운명의 한 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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